최근 wallstreetbets 서브레딧이 들썩거렸다. Hindenburg Omen이 발동되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지표는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다"고 알려져 있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시장 붕괴의 불길한 신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이 지표를 믿을 수 있을까? 이 글에서 Hindenburg Omen의 실체를 파헤쳐본다.
Hindenburg Omen이란 무엇인가?

레딧 포스트 The Hindenburg Omen 그림, https://www.reddit.com/r/wallstreetbets/comments/1oklex3/the_hindenburg_omen_an-indicator-that-correctly/
Hindenburg Omen은 2010년 기술적 분석가 Jim Miekka가 개발한 지표이다. 이름은 1937년 독일의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가 폭발했던 사건에서 유래했으며, 시장 붕괴의 불길한 신호를 나타내고자 의도되었다.
이 지표가 발동되려면 같은 날에 다음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1) 시장 상승 추세: NYSE 지수가 지난 50거래일(약 10주) 동안의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
2) 52주 신고가/신저가의 급증: NYSE에서 거래되는 종목 중 적어도 2.2~2.8% 정도가 동시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동시에 같은 비율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해야 한다. 이는 시장에 “우유부단함"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사고 팔고를 동시에 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3) McClellan Oscillator가 음수: 시장 광폭성을 나타내는 McClellan Oscillator가 0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이는 약세장 신호이다.
4) 신고가가 신저가의 2배 이하: 신고가 수가 신저가 수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이 조건들이 36일 내에 2번 이상 발생하면 “Hindenburg Omen"이 확정되며, 이를 “40일 이내에 큰 하락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놀라운 진실: 30년 데이터가 보여주는 실체
여기서 중요한 진실이 하나 있다. SubuTrade.com에서 제공하는 30년간의 역사적 데이터를 보면, 총 37개의 Hindenburg Omen 신호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얼마나 정확했을까? 신호 이후 시장의 반응을 보면:
- 1주 후: 63%의 경우 상승 (평균 -0.38%)
- 2주 후: 57%의 경우 상승 (평균 -0.55%)
- 1개월 후: 30%의 경우 상승 (평균 -4.09%)
- 2개월 후: 17%의 경우 상승 (평균 -6.38%)
- 3개월 후: 23%의 경우 상승 (평균 -6.28%)
- 6개월 후: 37%의 경우 상승 (평균 -1.43%)
- 1년 후: 80%의 경우 상승 (평균 +6.18%)
놀랍게도 신호 발생 1주일 내에는 63%의 확률로 시장이 상승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상승 신호에 가깝다는 의미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장기 성과다. 1년 후에는 80%의 경우 시장이 상승했으며, 평균 수익률도 +6.18%를 기록했다. 만약 Hindenburg Omen이 발동했다고 공포에 질려 주식을 팔았다면, 오히려 80%의 확률로 손실을 본 셈이다.
정확도로만 보면, 1~2개월 구간에서만 70~83%의 하락 확률을 보였다. 즉, 이 지표는 극히 제한된 기간(1~3개월)에서만 어느 정도 유효하며, 그 이전이나 이후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복수 신호 = 더 신뢰할 만한 경고?
Hindenburg Omen의 개발자들은 단일 신호보다는 30일 내에 복수의 신호가 발생할 때를 더 중시했다. 일종의 “이중 확인”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복수 신호가 발생했다고 해서 반드시 붕괴가 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처음 3년 만에 확정된 Hindenburg Omen 신호가 발생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처음 예상과는 다를 수 있다.
현대 시장에서 왜 실패하나?
흥미롭게도 Hindenburg Omen은 과거의 위기는 잘 감지했지만, 2010년 창안 이후로는 점점 덜 효과적이 되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1) ETF의 부상: Exchange-Traded Fund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폭(Breadth) 측정이 왜곡되었다.
2) 알고리즘 및 초고속 거래(HFT): 이들은 인간의 의사결정과 상관없이 급격한 가격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Hindenburg Omen이 감지하도록 설계된 패턴과는 맞지 않는 움직임들이죠.
3) 2008년 이후의 규제 변화 및 중앙은행 정책: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의 개입이 과거와는 다른 시장 행동을 만들어냈다.
역사의 교훈: 1987년과 2008년
Hindenburg Omen이 정말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을까? 대답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럴듯하지만, 지표가 개발된 이후로는 그리 정확하지 않다"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Hindenburg Omen이 2020년 2월 코로나 붕괴 초반과 2021년 12월(2022년 약세장 직전)에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 두 경우는 상대적으로 정확했다. 하지만 그사이에는 수많은 거짓 신호가 있었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
1) 홀로 의존하지 말 것: Hindenburg Omen은 어디까지나 “빨간 깃발"일 뿐이다. 이것 하나만 보고 공매도를 때리거나 포지션을 청산하는 것은 위험하다.
2) 타 지표와 함께 검토: 다른 기술적 분석 지표들, 기본적 분석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말 것: 이 지표가 언론에 거대하게 보도될 때마다 투자자들은 공포에 빠지고, 때로는 조기 매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자동적으로 시장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30~40%의 경우 시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결론
Hindenburg Omen은 매력적인 이름과 역사적 배경 때문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데이터를 냉철하게 보면, 이는 신뢰성이 높지 않은 지표이다.
- 단기(1주일) 및 장기(1년)적으로는 시장이 상승하는 경향이 강하다.
- 하락 예측 정확도는 1~2개월 구간에서만 70~83%로 제한적이다.
- 현대 시장 구조 변화로 인해 점점 덜 효과적
투자는 공포가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Hindenburg Omen이 울린다고 해서 패닉셀을 할 이유는 없다. 대신 이를 하나의 신호로 삼아,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다시 검토하고, 더 폭넓은 시장 분석을 해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지표는 우리의 판단을 돕는 도구일 뿐,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슬이 아니다.
주요 참고 자료
- Investopedia - "Be Aware of the Hindenburg Omen" https://www.investopedia.com/articles/trading/07/hindenburgomen.asp
- Humble Student of the Markets - "Rethinking the Hindenburg Omen" https://humblestudentofthemarkets.com/2022/01/22/rethinking-the-hindenburg-omen/
- ChartSchool StockCharts - "Hindenburg Omen" https://chartschool.stockcharts.com/table-of-contents/trading-strategies-and-models/trading-strategies/hindenburg-omen
- Morpher Blog - "The Hindenburg Omen: A Deep Dive into Market Fear" https://www.morpher.com/blog/unveiling-the-hindenburg-omen
- Economic Times - "What is Hindenburg Omen that was triggered yesterday" https://economictimes.com/news/international/us/stock-market-crash-signal-what-is-hindenburg-omen-that-was-triggered-yesterday-if-you-are-an-investor-do-take-note/articleshow/125001343.cms
면책 사항: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작성자는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