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25년 10월 28일 현재, 삼성중공업은 연초 대비 +11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85%)마저 능가하는 주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월 한 달간만 해도 +40%를 상승했고, 증권사 17곳이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주가 상승이 단순한 수요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화물창 국산화(KC-2C)라는 기술 개발이 앞으로 삼성중공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인지, 그리고 여기에 FLNG 시장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 여력이 있는지 살펴봤다.
1. 현재 주가 수준: 이미 많이 올랐는가?
현재 주가: 29,100원 (2025년 10월 28일)
먼저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은 이미 상당한 상승이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초 13,400원 수준에서 지금까지 +117% 상승했으니까. 그렇다면 지금이 매수 시점인지, 아니면 수익 실현 시점인지 고민이 생긴다.
핵심은 평가 지표를 어떻게 보느냐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6.55배이다. 조선업 평균인 3.5~4.5배와 비교하면 확실히 높다. 마치 “이미 비싸지 않았나?“라는 의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잠깐, 다른 각도에서 봐보자. 조선업에서는 PER(주가수익비율)보다 PBR과 ROE(자기자본이익률)의 조합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삼성중공업은 파생상품 평가손실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에 비해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2027년 삼성중공업의 ROE가 25.9%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OE 25.9%는 금융권의 ROE(15~20%)보다 높고, 일반 제조업(10~1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 정도 ROE를 달성한다면 현재 PBR 6.55배는 과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 핵심 성장 동력: 화물창 국산화가 무엇인가
작지만 지속적인 수익 개선 요인
삼성중공업이 10월 26일 발표한 KC-2C(한국형 LNG 화물창) 상용화는 겉보기에는 기술 개발 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회사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바꿀 구조적 변화이다.
LNG 운반선을 한 척 만들 때마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GTT에 선가의 약 5%를 로열티로 지급해왔다. 17만4000㎥급 대형 LNG선의 선가가 약 3,500억 원인데, 여기서 130~170억 원을 로열티로 빼주고 있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큰 부담인지 이해하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조선사의 순이익률은 보통 선가의 5~10% 수준이다. 즉, LNG 운반선 한 척을 지어서 얻는 이익이 100~140억 원인데, 그 중 100억 원 이상을 로열티로 날리는 것이다. 선박 건조로 얻는 이익의 절반 이상이 GTT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과거 30년간 한국 조선사들이 GTT에 지급한 누적 로열티는 7조 4,097억 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단독으로는 약 2조 4,000억 원을 지급했다.
수익성 개선 시나리오
화물창 국산화가 대형 LNG선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수적 시나리오 (2027년, 국산화율 30%)
- 연간 로열티 절감: 455억 원
- 영업이익률 개선: +0.41%p
- 개선 후 영업이익률: 12.60% (현재 12.18% → 12.60%)
중립적 시나리오 (2028년, 국산화율 60%)
- 연간 로열티 절감: 910억 원
- 영업이익률 개선: +0.83%p
- 5년 누적 절감 (2028~2032): 4,550억 원
- 개선 후 영업이익률: 13.01%
낙관적 시나리오 (2030년, 국산화율 100%)
- 연간 로열티 절감: 1,560억 원
- 영업이익률 개선: +1.42%p
- 개선 후 영업이익률: 13.60%
이 정도 개선만 해도 상당하다. 왜냐하면 영업이익률 1%p 개선은 매출이 같을 때 약 1,100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순 로열티 절감 이상의 가치
하지만 화물창 국산화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로열티 절감 이상이다.
첫째, 가격 경쟁력 확보이다. 로열티를 내지 않으면 그만큼을 선가에 반영할 수 있다. 5%의 선가 인하 여력이 생기면서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주를 따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매출 증대로 연결된다.
둘째, 기술 독립이다. 지난 30년간 한국 조선사들이 프랑스 GTT의 기술에 종속되어 있었다. 만약 GTT가 마음에 걸리는 계약 조건을 제시하면 한국은 거절할 수 없었다. KC-2C가 성공하면 이런 구조적 약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셋째, 차세대 시장 진출이다. LNG 운반선 기술은 향후 액화수소(LH2), 암모니아(NH3)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운반선으로 확장할 수 있다.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회사가 미래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3. FLNG(부유식 LNG 설비): 진짜 돈이 되는 사업
화물창 국산화도 중요하지만, 더 큰 기회는 FLNG(Floating LNG) 시장이다.
FLNG는 무엇인가?
FLNG는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LNG 생산·저장 설비이다. 육지에 가스 파이프라인을 깔기 어려운 외해 유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바로 액화해서 저장하고 운반한다.
LNG 운반선이 “택배 배송"이라면, FLNG는 “생산 공장 자체를 바다에 띄우는” 격이다. 기술 난이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선가도 엄청나다.
시장 규모와 수익성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다.
- LNG 운반선: 선가 3,500억 원, 순이익률 5~7% → 175~245억 원 이익
- FLNG: 선가 5,000~6,000억 원 이상, 순이익률 15~25% → 750~1,500억 원 이익
FLNG 한 척의 이익이 LNG 운반선 3~4척 분량이다. 똑같이 건조 자산과 인력을 투입해도 FLNG에서 훨씬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현재 수주 상황과 향후 전망
현황:
- Cedar FLNG(싱가포르 선주): 4조 원대 계약
- Dolphin FLNG(미국 Venture Global LNG): 4조 원대 계약
- 글로벌 FLNG 시장: 삼성중공업이 사실상 독점 공급
향후 전망:
- 모잠비크 프로젝트: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 2024년 불가항력 조치 해제 → 삼성중공업에 건조 발주 가능성 높음
-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업 지원 프로젝트 → 한미 협력 기대감
- 에너지 전환 시대의 수혜: 탄소중립 목표 속에서도 LNG 수요는 지속 → FLNG 건조 수요 상승
FLNG 수주만 잘 진행되어도 2026~2027년 매출과 이익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4. 기본 펀더멘털: 이미 개선 중
2025년 성과
- 3분기 영업이익: 2,381억 원 (YoY +99%, 컨센서스 대비 +11.8%)
- 영업이익률: 8.9% (전년 대비 +3.9%p 개선)
- 11분기 연속 흑자: 작년 상반기만 해도 부진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
- 수주 현황: 상선 부문 연간 목표 58억 달러 중 78% 달성 (레이베리아 선주 3,411억 원 유조선 수주)
2026년 전망
증권사 컨센서스:
- 예상 매출: 110,000억 원 (YoY +5~10%)
- 예상 영업이익: 13,400억 원 (YoY +50~60%)
- 예상 영업이익률: 12.2% (산업 평균 8~9% 대비 우수)
단순히 매출이 느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제품 믹스 개선(저수익 컨테이너선 감소 vs 고수익 LNG·해양 증가) 때문이다.
5. 주가 상승 여력: 시나리오별 분석
현재 주가 위치 평가
| 지표 | 현재 수준 | 평가 |
|---|---|---|
| 주가 | 29,100원 | 52주 신고가 근처 |
| PBR | 6.55배 | 조선업 평균 3.5~4.5배 대비 고평가 |
| 올해 수익률 | +116% | 삼성전자(+85%)를 능가 |
| 10월 수익률 | +40% | 최근 급등 |
지표만 보면 “이미 충분히 올랐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아직 충분히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있다:
- 증권사 목표가 30,500원 vs 현재 29,100원 (상승여력 4.8%)
- 17곳의 증권사가 10월 중 목표가를 상향 (신뢰도 높음)
- 상상인증권의 분석: “주가는 PBR 3.8배, PER 22배로 노력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시나리오별 주가 전망
1. 약호재 시나리오: 26,500원 → 31,000원
- 기간: 2025년 말 ~ 2026년 상반기
- 상승여력: +6.5%
- 드라이버:
- 4분기 실적 발표 후 컨센서스 재상향
- 연간 수주 목표 달성 재확인
- 이 정도는 단기적으로 이미 시작된 움직임
2. 본론 시나리오: 31,000원 → 34,000원
- 기간: 2026년 ~ 2027년
- 상승여력: +16.8% (단, 현 가격에서는 +10~15%)
- 드라이버:
- FLNG 매출 본격화 (Cedar FLNG 인도 가속)
- 화물창 국산화 효과 가시화 (로열티 절감 누적)
- 지속적인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마진율 12% 중반대 돌입
- 2026년 영업이익 13,400억 원 달성 → PBR 정상화
이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이다. 왜냐하면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자연스러운 수익화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3. 낙관 시나리오: 34,000원 → 42,000원
- 기간: 2027년 ~ 2028년
- 상승여력: +44.3% (단, 현 가격에서는 +35~40%)
- 드라이버:
- FLNG 신규 수주 (모잠비크, MASGA 프로젝트)
- 화물창 국산화 완전 적용 (로열티 절감 최대화)
- 영업이익률 13% 중반대 달성
- ROE 25% 이상 → PBR 재평가
이 시나리오는 기대감 가득한 ‘좋은 일이 다 일어나는’ 상황이다. 현실적이려면 화물창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되고, FLNG 신규 수주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6.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여지
“PBR 6.55배는 정말 높은가?”
직관적으로는 높아 보인다. 하지만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첫째, 조선업의 높은 자산 집약성이다. 조선사는 극도로 높은 고정자산 비율을 가진다. 따라서 조선업에서는 PBR이 다른 산업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정상이다:
- HD현대중공업 PBR: 6.35배 (더 낮은 마진)
- 한화오션 PBR: 4.80배 (더 낮은 수익성)
- HD현대미포 PBR: 3.57배 (사업 규모 제한)
둘째, ROE 개선 여지가 있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 현재 ROE: 10% 초반대
- 2027년 목표 ROE: 25.9%
- 정상적인 ROE(15~20%) 기준 적정 PBR: 3.8배
현재 PBR 6.55배는 ROE가 25% 수준까지 올라갈 것을 선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ROE 달성이 가능하다면 현재 평가는 합리적이다.
셋째, 사이클 상승기라는 점이다. LNG 선가가 역사적 고점 수준에 있고, FLNG 시장이 확대되는 중이다. 다음 5년간 조선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7. 실제 투자 관점: 타이밍 문제
단기 (3~6개월)
전략: 수익 실현 고려 또는 매수 신중
이유:
- 이미 10월 한 달간 +40% 상승
- 올해만 +116% (과도한 상승)
- 조정 가능성 존재
목표가: 31,000~32,000원 (증권사 목표가, 최소 목표)
이 수준에서는 완전히 매도할 필요는 없지만, 수익 일부를 실현하거나 추가 매수를 보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기 (6~12개월)
전략: FLNG 매출 현실화 추적, 분할 매수 고려
이유:
- 2026년 실적 개선 가시화
- FLNG 프로젝트 진행 상황 명확화
- 펀더멘털 개선이 주가에 본격 반영
목표가: 33,000~35,000원
이 기간 동안이 주가 상승의 핵심이다. 2026년 영업이익이 13,400억 원 이상 달성되면 현재 밸류에이션도 합리화된다.
장기 (1~3년)
전략: 화물창 국산화 진행 상황 모니터링, 구조적 성장 기대
이유:
- 화물창 국산화는 구조적 수익성 개선의 핵심
- 로열티 절감으로 지속적인 마진 개선
- 차세대 시장(H2·암모니아)으로 사업 확장
목표가: 36,000~42,000원 (낙관적 시나리오)
만약 화물창 국산화가 성공적으로 대형 LNG선에 확대 적용된다면, 2030년 이후 영업이익률은 13~14% 수준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가격에서 30~40% 상승의 여력이 있다.
8. 주요 리스크: 현실적 우려사항
기술적 리스크
화물창 국산화 상용화 지연: 과거 KC-1 화물창은 기술 검증 미흡으로 선주들이 선택하지 않았다. KC-2C도 안전성 검증에 시간이 필요하며, 보수적인 선주들의 신뢰 확보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
시장 리스크
글로벌 LNG 수요 급변: 에너지 전환 가속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 글로벌 경제 침체 등으로 LNG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
선가 급락: 조선 수주가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타나면 선가가 급락할 수 있다. 최근 컨테이너선 선가 붕괴가 좋은 예이다.
경쟁 리스크
경쟁사의 공격적 수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경쟁사들도 FLNG나 대형 선박에 집중하고 있다. 수주 경쟁이 심해지면 선가 인하 압력이 높아진다.
중국 조선소의 추격: 중국 조선소들도 LNG 건조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면 시장 점유율이 줄 수 있다.
거시 리스크
환율 변동: 선박은 달러 기준으로 거래된다. 원화 약세일 때는 이익이 불어나지만, 원화 강세로 돌아서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MASGA 프로젝트 진전 지연: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가 정치적 변수에 흔들릴 수 있다.
결론: 기술 개발이 만드는 주가 상승
삼성중공업의 화물창 국산화(KC-2C)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회사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바꿀 구조적 변화이다.
핵심 포인트
- 로열티 절감: 연간 450~1,560억 원 (시나리오별)
- 마진 개선: 영업이익률 0.4~1.4%p 상승
- 기술 독립: GTT 종속에서 벗어남
- 미래 시장 확보: H2·암모니아 운반선으로 사업 확장
주가 전망
| 시나리오 | 기간 | 목표가 | 상승여력 |
|---|---|---|---|
| 약호재 | 2025년 말~2026년 상반기 | 31,000원 | +6.5% |
| 본론 | 2026년~2027년 | 34,000원 | +16.8% |
| 낙관 | 2027년~2028년 | 42,000원 | +44.3% |
투자 결론
현재 주가(29,100원)는 이미 상당히 올랐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 단기 투자자: 31,000~32,000원에서 수익 실현 고려
- 중기 투자자: FLNG 매출 현실화 추적, 33,000~35,000원 목표
- 장기 투자자: 화물창 국산화 성공 시 36,000~42,000원까지 상승 여력
화물창 국산화가 기술적으로 성공하고,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다면, 이는 단순한 호재가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을 영구적으로 강화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지난 30년간 프랑스에 빼앗긴 이익이 이제는 한국 회사의 것이 되는 셈이다.
이것이 삼성중공업의 진정한 가치 상승 스토리이다.
참고
- 삼성중공업(A010140) | Consensus | 기업정보 | Company Guide
- 아시아경제 CORE - 삼성전자 다음은 나
- 조선 3사 재무제표 비교분석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 삼성중공업 - 컨센서스 - 기업모니터
- 조선일보 - 삼성重, LNG선에 한국형 화물창 ‘KC-2C’ 최초 적용
- 인포스탁데일리 - 삼성중공업, FLNG 지속 성장 전망… 목표가’줄상향’
면책 사항: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작성자는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손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